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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거위와 보낸 일년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3:47



[야생 거위와 보낸 일년]
이란 책제목이 신선하게 가슴에 와닿아서 집게 된 책이 아닌가 싶다.
책 표지에 지은이 콘라트 로렌츠가 편한 포즈로 거위를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아닌게 아니라 책을 열면 열수록 더더욱 인상에 남을 모습이 많아 쉽게 그리고 빠르게 빠져든 것 같다.

무려 147장의 사진
이 책 속에 담겨져 독자로 하여금 자연의 세계로 손을 뻗도록 하고 있기에
특별한 생태학적 지식이라는 틀 없이도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야생거위와 함께 자고 먹는 생활속에서 알게 된 동물의 비교행동학은 많은 인내와 기다림속에
얻게 된 소중한 지적 자산이기에 그의 노벨 생리의학상 만큼이나 값어치 있지 않나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사계절에 걸쳐서 야생거위의 태어남과 자람
그리고 사고로 죽게 되는 다양한 일화들이 우리네 인생사처럼 느껴져 더욱 가슴에 남게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자연다큐멘터리처럼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자는 특별한 설교 없이 자연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는 감각이 저절로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사람대 자연이라는 일대일적인 관찰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존의 길을 위한 자연스런 길을
제시하고 있음에 어린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무엇보다 나무만 있지, 새는 없는 도심속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으로 마음을 열어놓게 만들 수 있지 않나 기대하게 된다.

읽다보면, 결혼하고도 바람을 피운다던지, 동성애라던지 전혀 뜻밖의 자연세계를 접하게 되며
놀라게 되는 수도 있는데, 그것은 그것대로의 자연스러움의 공존이 가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 인간처럼 편가르고 우열관계로 평가하는 데서 분열과 싸움이 일어나는 것과 반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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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동물들과 인간이 이성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지만 오히려 감성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인간과 자연의 참 교류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된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다르다. 아름다운 것은 피로한 사람의 마음에도 쉽게 다가간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면 어려운 설교 없이도 자연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는
감각이 저절로 깨어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약사가 쓰디쓴 알약에 달콤한 시럽을 입히는 일과도 같다.

p.21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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