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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쉬운 그러면서도 참 중요한 <보고습관> 짚어줘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5:39

이 책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권장할만하다 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만하다. 그렇지만, 아직 사회인이 되지 않은 대학생들이나 사회 중년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업무스킬이다. 왜냐하면, 어느 조직에서든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업무수행능력이나 실적이 뛰어나더라도, 조직간의 정보공유를 원활히 하는 <보고>를 등한시한 사람과 업무수행이나 실적은 조금 떨어져도, <보고>를 잘 하는 사람간에는 인사고과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것은 저자 야마구치 신이치가 대단히 중요하게 짚어낸 대목인데, 비유하자면 머리 똑똑해서 자기 혼자서 알아서 공부하고 끝내는 학생과, 늘 선생님과 학생들간에 무엇이든 교류하며 배우려는 자세의 학생간에는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보고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라고 기본 수칙을 놓치는 사람일수록, 대인관계 뿐만이 아니라 사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특징은, 중간 중간 털어놓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어느날, 저자는 중요한 사람과의 미팅을 위해 일찍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아나선다. 전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려고 하는데, 당일 예상치 않은 교통사정으로 차가 밀리고 있었다. 이때 야마구치 신이치는 만날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5분 늦겠다"고 미리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자 상대방은 "아니 겨우 5분 늦는다고 전화까지 하십니까?" 라고 하면서 저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만일 5분 늦는다는 보고를 안해버릴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5분이나 늦었다" 라고 불신하는 분위기에서 미팅이 진행되니 잘 될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저자가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최군이라는 능력 좋고 책임감이 강한 직원에게 중요한 거래처를 맡겼을 때의 일화이다. 저자가 출장중이던 어느날 저녘, 회사의 경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는다. 이때 최군은 이 정도는 자신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친분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에게 달려갔지만 원인규명이나 복구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뒤늦게 고객의 항의가 빗발치고 나서야 보고를 받고 달려간 저자는 그날 심야가 되어서야 복구될 수 있었다고 한다. 1시간만에 복구될 것을, ''3천 5백만원의 손해배상''이라는 엄청난 손실을 보고나서야 해결한 것이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중에 하나가 바로 "보고하면 상사가 귀찮아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라고 말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입사초기에는 말을 더듬는 것으로 고생하였고, 입사 1년 되던 해에는 전혀 실적을 올리지 못해서 해고당할 뻔한 야마구치 신이치는 보고능력이 뛰어난 1등 영업사원과 만난 이후로 인생이 바뀌고 만다.

비지니스맨이 갖추어야할 요소로 Plan Do Check Action 이라는 일의 흐름과 함께 일의 성과를 좌우하는 "보고"와 인간관계의 밑바탕이 되는 "연락" 그리고 위기 모면의 기술인 "상담"을 짚어내고 있다. 그리고 보고에는 <결과보고, 중간보고, 문제보고, 변경사항보고, 정보보고> 라는 무려 5가지의 항목을 가지고 줄기차게 독자들에게 보고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고객에게만 "네 알겠습니다." 라고 보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상사에게도 보고습관이 몸에 베일 수 있도록, 오늘도 일본의 모든 기업을 돌아다니면서 영업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야마구치 신이치의 행보는 2006년 5월, 한국에 그의 책과 함께 발을 내딛게 되었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에 목을 메달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면접이나 자격증으로 회사에 입사하는 것 못지 않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탁월한 <보고습관>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나는 입사 초기에 결재 한번 받는데, 8번을 왔다갔다 한적이 있었다. 그때 상사가 하는 말, "나는 12번을 돌고나서야 겨우 받았었다." 라며 위로해주더라. 누가 그런식으로 되물림해주라 만들었단 말인가. 대학교에서는 교양강좌로, <사회생활 백서>라도 만들어라

 



하지만, 1만 1천원에 비해서 책의 내용에 상당수가 카툰이나 표로 채워져 있고 글자 크기도 상당히 크다는 점이 아쉽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알찬 내용으로 책을 편집했다면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더 할 나위없는 <보고습관 기르는 안내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