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말한다면, 14명의 학자들이 저마다의 ''장(chapter)''을 맡아서 하나의 스토리(Story)을 엮은 것 같다. 애초에 이 책의 탄생 배경도 기존에 나와있던 문화인류학 교재들로부터 새롭게 탈바꿈하고자 하는데 있다. 그것은 현장에서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의 피드백(Feedback)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14장중에 관심을 끌었던 주제는 제3장과 제4장, 그리고 제5장과 제6장, 제12장이었다. 그 중에 김현미교수의 "인간 진화이야기"를 담은 제 3장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현재의 사이버그로 진화해나가는 인류에 대해 어떻게 인간을 정의해낼 수 있겠는가. 그 사람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제4장은 조한혜정교수의 "여성성과 남성성" 그러니까 "Gender"에 대해 다양한 종족들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1930년대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가렛 미드가 연구한 뉴기니의 챔불리 족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남성성의 모습은 2000년대 한국의 공중파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여성성의 [시선집중]광고와는 다를수밖에 없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외에도 많은 담론을 문화인류학적인 견지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나처럼 문화인류학의 초보단계인 사람에게는 도움이 무척 컸다.
어느 학술대회를 가봤는데, 민속학자가 발표하기전에 "서울대학교에 민속학과는 없고 문화인류학과는 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민속은 학문이 아니고 무속이고 미신 같은 저급의 대상이고, 서양의 문화인류학만 고급학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말이다.
이 책을 집필한 사람들은 "한국문화인류학회"에 소속되어있다지만, 진정 한국이란 낱말은 한번쯤 고려해봄직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사이보그는 자연적인 몸과 기술적으로 재생산된 몸이라는 이분법을 교란하는 잠재력을 강하게 발현하고 있다. 사이보그는 이제까지 인간의 몸을 규정해 왔던 문화적 질서를 위반하고 있고, 혼성적 개체들은 인간의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암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몸의 유동적인 성격은 기존에 인간을 구획해 왔던 여성/남성, 흑인/백인, 젊은이/노인 등의 이분법도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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