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종교와 관련된 도서는 경전처럼 고리타분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로만 알고 있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부산역광장은 언제 찾아가더라도, 확성기로 "믿으세요." 를 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한다는 열정에 놀라면서도, 꼭 그렇게 하는 것이 전세계의 기독교화를 위해 필요한 일인가 되묻고 싶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렵습니다. 무엇이 두렵냐하면 그들과 대화하는 것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한번 거리를 걷다가 붙잡혔을때의 당혹함과 나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신들의 말만 들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곤욕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주고 받을 때, 남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말만 들을라고 귀를 잡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손에 쥐고 한참이나 서 있었습니다. 이거 혹시 제목만 이렇고 내용은 통 예수담론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만큼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종교가 들어온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물론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천주교가 종교인들의 90%를 차지하고 있다지만, 소수의 종교까지 다 포함한다면 셀 수 없이 많다고 하니깐요. 그렇게 많은 종교가 이 땅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사랑이나 부처의 자비 그리고 많은 종교의 교주들의 가르침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책을 하루만에 읽어냈다는 점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제가 무슨 문학평론가도 아닌데, 몇번이고 곱씹으며 읽을 필요가 있었겠냐만은 표현들이 재밌더군요. 그리고 대단한 용기가 아니면 이런 책을 한국이란 땅에 내놓기 힘들텐데, 지금도 무사히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난번 뉴스에 신도가 전도를 똑바로 안 한다고 생매장시켰다는 뉴스를 소름끼치도록 바라봐야 했습니다. 불상의 파괴라는 종교적 분쟁이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문화재나 공공기관의 단군상도 머리를 두 동강낸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무서운 세상입니다. 서양의 선과 악이라는 이원론적 구도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다툼과 전쟁을 불러왔는지 모릅니다. 이 책처럼 그런 선의 입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하늘의 예수는 지켜보며 좋아라 박수치고 있을까도 되묻고 싶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하지만, 지금이나마 종교계도 인식의 변화를 꽤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도를 하나 데려올때마다 실적이 올라가는듯한 자본주의적 발상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저자의 다원론적인 종교관이 지지를 합니다. 예수를 믿든, 공자를 믿든, 부처를 믿든 그것에 관여할 바도 없을것입니다. 단지 남의 종교에 대해 왈가왈부 입아프게 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하는대로 내버려두고 자신들의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다원론적이고 상생의 세계가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인상깊은구절]
아직도 교회를 다니는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가 좋아서, 지난 2000년간의 교회 역사가 자랑스러워서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좋아서, 예수를 잊지 못해 아직도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한 예수의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우리는 교회를 찾아 함께 예수의 신앙을 상고하고 그 신앙을 본받고자 하는 것이다. 교회를 크게 하고 번성하게 하기 위해서 교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지배하는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역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교회에 나오는 것이다. 새길교회가 가고자 하는 이 새 길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하다가 가신 갈릴리 예수가 이미 2000년전에 걸었던 매우 오래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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