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마다 교양시리즈로 내놓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에는 일요일 저녘 8시에 'KBS스패셜'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신년기획으로 내놓은
‘0.1%의 발견:한국인의 성공 DNA’
그 제목 만큼이나 호기심이 자극되어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총 4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 '빨리 빨리' 로 대변되는 한국인의 속도 위주의 기질은 건설과 IT 강국의 초석으로 일본을 앞질렀다고 합니다.
2. 박세리 이후, 김연아, 박지성 등의 스포츠계의 스타를 통해 그들의 우수한 성과 뒤에는 부모의 헌신적인 교육열이 있었다고 합니다.
3.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1위라는 쾌거를 얻은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갑니다.
4. 백남준 비디오아티스트가 말한 한국인의 비빔밥 문화가 융합의 시대, 창조의 시대에 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너무 많이 논의되었던 단편적인 성공신화를 짜깁기처럼 보여주어 진부하였습니다.
'빨리 빨리'가 얼마나 많은 건설의 부작용(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를 낳았는지 전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IT강국은 빨리 빨리라는 한국인의 기질이 만든 것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제3의 물결이라는 정보화를
인프라로 구축하면서 진행된 것입니다. 만일 그때 정부가 추진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IT 강국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교육열에 대해서는 긍정보다 부작용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인의 부모들이 착각을 대단히 많이 합니다.
한국인의 부모는 자신은 못 배워서 성공못했으니
자식들을 성공의 대리만족의 도구로 모든 시간이 통제되고 학원교도소로 수감시킵니다.
(그래서 참 많은 학생들이 교도소 생활이 싫다고 자살합니다)
시골의 초등학교도 아니고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가 창의력 대회에서 1등 했다고 하면
마치 우리나라 교육수준이 최고라고 대단히 착각합니다.
중학교에 오르고 고등학교에 오를수록
왜 전세계의 학력수준에서 밀려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 미국 아이비리그에 입학한 한국의 학생들이
세계의 우수 대학생들에게 밀리고 자퇴하고 휴학하는지 다루지 않습니다.
한국의 삼성이 일본의 소니를 비롯한 전자업계를 이겼다고 해서
한국의 김연아가 일본의 아사다를 이겼다고 해서 마치 한국의 기업수준이
한국의 스포츠 수준이 더 앞섰다고 대단히 착각합니다.
그러한 착각에는 KBS를 비롯한 방송국과 언론사도 한몫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런가 보다. 라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물론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도 문제 아니냐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잘하고 있는 점과 조금 더 보완해야될 부분을 같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KBS 스패셜은 마치 이명박 대통령이 샐러리맨에서 회장으로 오른 입지전적인 성공신화처럼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단편적인 사례를 통해 최면을 걸고 싶었나 봅니다.
조금 더 객관화시켜야 됩니다.
조금 더 준비해야됩니다.
얼마나 많은 청년 실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교육열 때문에 자살하고 있습니까?
장미빛 청사진만으로 이러한 모든 암울한 현실을
KBS가 외면할 수 있습니까?
개천에서 용났다는 자수성사가한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개천을 용들이 속출하는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것을 정부가 하는 것이고 국영방송이 앞장서야되는데
참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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