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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박물관, 김옥랑관장님의 30년 역사가 살아숨쉬는 곳

하늘세상이다 2010. 5. 4. 09:34


혜화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원한
꼭두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삶과 죽음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꼭두가 전시되는
박물관이 개원했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시간내어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꼭두는 조선후기에 어느 장인이 만들어서 상여에 매단 인형과 같은 조형물입니다.

(인형이란 말이 일본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하네요. 처음 알았습니다)

 

꼭두의 의미에 대해서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 사이를 오고 가는 존재인 꼭두는
천사나 신선처럼 일상과 비일상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괴로워하나 슬픔에 잠긴 이를 위로하고 지켜주는 일을 한다"


박물관은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 그리고 교육실과 체험관

등으로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져있었습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조선후기의 상여에 다는 꼭두의 다양한 모습을 전시하였고,

(안내자의 역할, 보호자의 역할, 해학의 역할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그외 봉황이나 용 그리고 귀면 등에 대해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꼭두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저는 30년동안 버려진 문화를 살려낸 김옥랑 관장님의 30년 인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옥랑 관장님은 청계천 5가의 어느 골동품 가게에서
버려지다시피 놓여 있는 꼭두 하나를 만나게 된 것이 그의 30년 인생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둘 모으기 시작하였고
그동안 꼭두 극단 '낭랑'을 창단하고 전문계간지를 펴내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전시회를 여는 등 조선후기의 서민문화중에 하나에 불과했던 꼭두를
30년만의 정성으로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골동품 가게에서 굴러다니시피한 문화를 살려낸
김옥랑 관장님을 보면서 한 사람의 신념이 참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2만여점의 꼭두를 수집한 30년이 아니었음을 아래와 같은 말씀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비전이 없이 일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일 있다면 그는 살이있어도 죽은 것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나름대로의 비전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이셨겠지만,
제가 동숭아트센터와 재단을 세우고 경영하는 것도
극단지원을 포함한 온갖 문화지원사업을 하는 것도
모두 저희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들입니다."


기획전시실 안쪽에 마련된 영상실에는 사물놀이와 피아노의 협연속에

다양한 근현대사의 사진들과 함께 꼭두를 입체적으로 보여주어 놀랐습니다.
그리고 전시실 복도에는 꼭두에 올라탄 아이들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문화도 후손들의 사랑과 정성이 없다면

대대손손 이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그토록 염원하던 나라는

2만불 3만불 달성이라는 경제대국도 아니고

북한이나 그 어떤 적도 가만놔두지 않겠다는 군사대국도 아니고 문화대국이었습니다.

 

문화는 나누면 나눌수록 빈부격차나 대립, 전쟁 등과 같은 공멸의 세계가 아니라

더 아름다운 세상을 후손들에게 남겨주기 때문입니다.

 

꼭두박물관 http://www.kokdumuseum.com/

찾아가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