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9편의 논문을 엮은 학술지이다. 그런데, 천부경을 주제로 묶은 논문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천부경은 민족종교의 경전으로만 알려져있는 것으로 안다. 이를테면, 천부경이나 환단고기와 같은 책들은 재야에서나 다루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이를 현직의 교수들과 연구자들이 전공에 따라 연구하여 내놓았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이 책에서 원광대학교 김낙필 교수는 서우 전병훈 선생이 천부경을 최초로 주해한 역사적인 인물로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전병훈 선생은 최근에 단행본으로 나오기도 했는데, 근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철학가로서 서양의 칸트사상도 섭렵했고 중국에서 내노라 하는 학자들을 제자로 두었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인물이 천부경을 최초로 주해했다니, 김낙필 교수의 주장은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항공대학교 우실하 교수는 최근 동북아공정으로 시끄러운 현실에서 동아시아가 3수분화의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하여 놀라웠다. 특히 조선시대에 환단고기와 비슷한 선도사서들이 모두 수거되었다는 문헌자료를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한신대학교 김동환 강사는 고구려의 건국이념인 "다물주의"를 고조선에 뿌리를 두고, 그에 대하여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논리정연한 주장을 폈다.
최근에 "연개소문"과 "주몽"이 뜨고 있는데, "연개소문"에서는 영양왕이 광대한 영토를 개척하는 것 못지 않게 "신집"이라는 역사책을 집필하도록 정책을 펴는 장면이 나온다. "다물"이 되물리다라는 뜻인데 고조선의 광대한 영토 못지 않게, 잃어버린 정신이자 역사를 되찾는 것이라 말한다. 이러한 다물정신은 고구려 이후에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계속 추진되어왔다는 문헌적 사례도 제시하여 놀라웠다.
책을 덮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렇게 새롭고도 다양한 학설들을 제시하는 용기에 놀랍기도 하지만, 기존의 많은 학자들이 천부경이나 민족사서들이 진짜나 가짜냐. 라고 말만 있었지
실제로는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던 계기도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직 설익은 과일일수도 있지만 꾸준한 관심으로 연구를 계속한다면,
천부경과 민족사서들이 21세기 동양의 조화로운 문명을 일구는데 한민족이 내놓을 수 있는
무한 가치의 정신적 보고로서 역할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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