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내현교수님의 최근저서 [우리 고대사-상상에서 현실로] 는 딱딱한 학위논문도 아니고, 흥미위주의 야사집도 아닌 30년도 넘게 [홀로서기]가 녹아있는 따뜻한 사회를 위한 고대사연구의 에세이집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현자를 막론하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고, 그만큼 위험을 각오한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것이 한국이라는 대학강단인 경우에는 더더욱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단군신화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적에 들었던 삼국유사의 이야기에 그치거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 로서만 닫혀있던 텍스트가 아닌 폭넓고 다양한 역사주의적 각도에서 조명하면서 새로운 인식을 그것도 민족사관의 주체성으로 올곧게 이야기함에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갈 정도이다.
작년 최초로 단국학회가 중심으로 남북 공동학술회의가 평양에서 열릴 수 있었다는 것은 2000년 6월 15일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학문적인 교류의 물꼬를 열었다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남북의 적대관계가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서로를 존중한다는 관계속에 순수한 학문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이번의 계기는 문학이나 예술 그리고 사회체육에 이르기까지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씀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냐는 물음에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한국 사람들의 천성이라 낮추어보기전에 이미 한국의 교육이 [홍익인간]를 명시하고도 그에 대한 체게적인 교육이 전무했다는 결과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계화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새뮤엘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에서 7~8개의 문명을 나누면서 일본은 고유의 문명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은 [중화문명]에 소속되었다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함인지 자뭇 의심스럽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만큼, 극우단체에 의해 시작되는 [교과서왜곡]과 오래전부터 준비하는 중국의 고구려사편입을 위한 [동북아공정프로젝트] 사이에 한국사마저 식민사관과 실증사관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초중 교과서에는 한국의 문화가 중국의 곁가지문화에 불과하다고 나올만큼 갈수록 세계화의 물결속에 당당해지지 못할만큼 위축되기에 그 심각성은 크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 고대사는 [반만년의 단일민족사]에 있어 그동안 중화사관에 식민사관에 기독교 서양사상에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단군-고조선의 시대]를 고고학적 유물과 문화적인 다양한 조명아래 새롭게 태어남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늘 역사의 발전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의 안정과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변화를 원하는 그 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과정속에 이루어졌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최근저서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에 대한 명쾌한 해석과 중국사에 전통한만큼 사마천의 [사기]와 공자와 노자의 개혁에 대해서도 한국인으로서 중립적인 연구자세로 설명함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의식이 그 나라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언론인들조차 세계언론이나 일본언론에 맹목적인 추종에 그치고 있음을 따끔하게 질책한 사례도 인상적이었다.
지식인은 말이 아닌 연구성과로 말해야 됨이다. 개혁은 말이 아닌 온 몸으로 솔선수범하는 사람에게 따르는 사람처럼 변화를 가져오는 힘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우리는 무책임한 비난과 방관적인 자세로 묵묵히 자기의 외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고 오히려 방해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것이 과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요한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된다고 생각된다.
요즘에는 야사류가 참 많이 나오는데, 역사는 최소한의 논리와 증거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낱 저작거리 이야기에밖에 더 하겠는가
[우리고대사]는 더 이상 신화속의 상상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남북통일과 미래지향의 대한역사를 움직여나감에 큰 버팀목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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