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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찬란한 역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4:35

 

어렵게 구입해서 읽게 된 방영주의 [우리들의 천국]은 소설이란 포장지만 뜯어보면 한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만나게 된다. 일찌감치 내가 어릴적만 하더라도 한민족의 시원으로 반만년이란 장구한 역사와 단군왕검을 시조로 모시며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건국이념을 암기하듯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몸속에 각인되어있는 유전자처럼 한민족의 오랜 정서와 문화속에 면면히 이어져옴과 같다고 본다.

[우리들의 천국]은 다 읽고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잃어버린 역사]이라는 사실이었다. 최근 일본의 교과서왜곡은 독도망언과 함께 줄기차게 고위층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중국의 고구려편입을 위한 국가적 지원아래 추진되는 동북아공정프로젝트로 한국만 양쪽으로 당하게 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방영주가 말하는 [우리들의 천국]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말하는 이야기story에서 더 나아가 역사hi-story 이기에 소설의 특징중에 하나인 리얼리티는 상당히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내러티브는 통일후 한국이란 시대적인 배경속에서 국회의원으로 평양방문과 묘향산으로 이어지는(궁극에는 백두산에 이른다.) 주인공 나의 알 수 없는 노인과의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만남과 우연속의 메세지를 받으면서 차츰 천지창조의 신화에서 한민족의 시원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여행을 떠남을 담고 있다.

마치, 구두쇠 스크루지가 꿈이라는 무의식적인 공간에서 사자使者의 인도아래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게 된 뒤 다시 현실이란 의식적인 공간에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고전적인 내러티브라는 느낌을 들게 하였다.

어쨌든, 90년대 말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었던 상고사열풍과 함께 찬란하였던 한민족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한단고기]의 영향이 아직까지도 식지 않은 지금 최근 박제상의 사서로 밝혀지고 있는 창세설화인 [부도지]와 함께 우리들의 천국의 시간여행을 모두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활자에 갇혀버린 채 주석이 아니면 도무지 살아움직일 수 없던 역사를 방영주는 노인이란 작중화자를 통해 한민족의 찬란하였던 역사를 민족적인 관점 아래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굳이 역사서냐 위서냐는 사람들간의 논쟁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때 붉은 악마로 하나되어 보여준 한민족의 저력은 가히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뉴밀레니엄 축제때는 뉴욕광장에 3백만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7백 5십만명이 거리로 나왔음에 그 비교수치 이상으로 놀라운 저력임을 실감나게 하고 여전히 가슴뛰게 하는 힘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붉은 악마의 모델이 [치우천황]이기에 그가 전설적인 전쟁의 신神으로 중국의 한고조도 전쟁에 출격시 고사를 지낼 정도라면 치우천황이 배달국의 14대 천황으로 아시아를 재패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이상으로 존경받기에 70페이지 이상 담고 있는 헌원과의 싸움은 정말로 흥미진진하였다.

이미 [퇴마록]으로 유명한 이우혁의 최근 저서인 [치우천황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소수의 재야사학자의 전유물에 그치던 한민족의 전설상에 인물들이 하나둘 깨어나고 있음에 그리고 맥박처럼 고동치고 있음에 시종일관 땀을 쥐듯이 읽게 되었다.

더러 한민족의 상고사에 대한 배경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역사라는 틀이 아닌 소설로서 담고 있기에 주인공과 동일화되어 한민족의 시원에 대한 여행을 떠나본다는 마음이라면 충분히 놀람과 감동을 동시에 얻을 수 있지않을까 기대마지 않는다.

[인상깊은구절]
노인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석가는 마야 부인의 어디로 태어났지?"
"옆구리입니다."
"노자는 어머니의 태 속에서 어떻게 태어났나?"
"80세가 된 뒤에, 백발 노인으로 태어났죠."
"그럼, 에수는"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서 처녀 수태를 했습ㄴ디ㅏ."
"잘 알고 있었네, 그러면 한결 말하기가 쉬어지겠군. 그들의 탄생 신화에 비현실적 요소가 있다 하여, 자네는 석가나 노자, 그리고 예수의 존재를 전적으로 부정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