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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을 들다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6:19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비인기종목이었던 역도가 인기종목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누가 무거운 역기를 먼저 들어올리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운동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최근에 개봉한 국가대표처럼

실화를 배경으로 탄생하였다.

 

88서울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친

이지봉은 부상과 심장병을 안고 좌절의 삶으로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그의 손을 잡아준 이는 바로 코치였다.

코치는 그에게 여중학교에서의 제2의 삶을 안내한다.

 

제2의 삶?!

그렇다. 우리에게는 영화처럼 수많은 삶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시기라고

누차 얘기해도 사실 알아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지붕도 중학교에서의 교사생활이

탐탁치 않았지만 그를 바꾼 것은 제자들과의 만남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연이라고 하면

나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요 만남이라고 손꼽는다.

 

가난과 설움으로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살아가는 시골 소녀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게 되고

차츰 그의 역도를 향한 사랑이 제자들에게 전해진다.

 

솔직히 이지붕의 죽음은 예고되었고,

제자들에게 남겨진 꿈이 바로 그의 유산임을

일찌감치 파악되었다.

 

빈약한 내러티브를 탓하기전에

실화를 영화로 담아내고자 한 감독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오늘도 이지붕처럼

금메달리스트는 아니지만 수많은 금메달을

키워내고 있는 은메달리스트 동메달리스트 무메달리스트가

많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도전정신이 언제부턴가 실적위주로

선수를 냉혹하게 평가되는 올림픽이 재미없어지는 것처럼.

 

킹콩을 들다!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스승을 통해 다시 들어올린 여자 역도선수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