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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완성의 홍익경제는 가능한가?

하늘세상이다 2010. 6. 29. 09:43

지난 주 미국 네바다의 한 독자가 내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보내왔다.
 "새로운 경제시스템에 대한 당신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지구의 자원은 풍부하지만 소수가 세계의 부를 독점하는 반면 다수는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데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말이 맞다. 이 지구에서 인간은 지나칠만큼 많은 축복을 받았다. 자연의 혜택은 아직도 충분해서 모든 인류를 먹여살리고도 남는다. 하지만 인류는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가지려했다.  물질적 가치를 소유하려고만 했지 나누는 데는 인색했다. 오히려 남이 가진 것까지 빼앗고 지배하려 했다. 그 결과 인류문명의 위기가 지금 목까지 차올라 있다. 지구환경은 놀라운 속도로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물질적 가치가 인간적 가치를 완전히 압도하여 소외와 상실감이 인류사회에 만연하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첫째, 지금의 경제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는 인류의 세계관, 가치관이 달라져야 한다. 인류역사는 지난 수천 년 간 괄목할 만한 변화와 성장을 이룬 것 같지만, 인류문명의 기저를 흐르는 세계관은 사실 큰 변화가 없었다. 인류는 지금까지 물질적 가치에 중심을 둔 외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 언제나 더 넓은 땅, 더 많은 돈, 더 강한 힘이 목표였다. 제한된 자원이나 가치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한 경쟁과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개인의 일상적인 삶에서부터 각 단위의 정치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외형적 성장이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관점의 밑바탕에는 세계를 분리, 갈등, 대립의 눈으로 보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이 버티고 있다. 자연도 정복의 대상이나 이용가치가 있는 자원덩어리로만 보아왔다. 그 결과 경쟁적이고 자기파괴적이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오늘날의 인류문명이 만들어졌다.

 

둘째, 소유에서 나눔으로, 성공에서 완성으로 인류의 가치관에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인류가 물질적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적 가치를 위해 물질을 활용하는 성숙한 문명을 가질 수 있다. 한마디로, 인류는 새로운 집단 자아상을 창조해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경쟁적일 수밖에 없는가? 물론 인간에게는 그런 속성이 있다. 하지만 반대되는 속성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만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홍익본능이 있다. 그 홍익본능을 깨우고 발전시키는 것이 인류적 과제요, 교육의 기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인간의 뇌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 뇌가 지닌 홍익과 평화의 잠재력을 깨워야 한다.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면 스스로에게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홍익은 단지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생물학적 설계이다. 중요한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뇌를 소유와 지배를 위해 쓸 것인가, 나눔과 완성을 위해 쓸 것인가이다. 
새로운 자각과 인식의 전환이 한두 명이 아닌 지구적인 규모로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알리고 실현하는 뇌교육이 중요하다.

 

나눔과 완성의 새로운 세계 홍익경제 시스템이 가능한가? 우리는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 나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당신은 왜 돈을 버는가? 돈을 벌고 쓰는 데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철학이 있을 때 스스로 정한 원칙과 가치의 우선순위를 지킬 수 있다. 인류 또한 마찬가지다. 인류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구하고 선택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우리는 수천년 간의 패턴을 반복할 수도 있도, 새로운 역사를 쓸 수도 있다.

 

분명 희망은 있다. 그러나 희망이 바로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과감하게 새로운 희망을 선택하고 창조해야 한다. 선택하고 창조하는 힘, 그것은 바로 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