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홍익교육

“선생님의 자성과 결의…학교폭력 퇴치에 나서겠다”

하늘세상이다 2012. 2. 20. 13:43
   
▲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교사들의 학교폭력예방 대안 제시 세미나'에서 참석 교사들이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대한민국의 교사들이여. 우리가 앞장 서 해결합시다. 학교폭력 그만! 평화로운 학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전은경 기자)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선생님의 눈물 어린 성명 낭독이 좌중을 가득 메웠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5층 대강당에 모인 홍익교원연합 소속 100여명의 교사들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캠페인’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날 교사들은 학교폭력 피해 사건과 관련, "교폭력으로 자살한 아이들이 겪었을 두려움, 억울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라며, "지금은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라 바로 내 탓입니다. 나부터 책임지겠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교실붕괴, 과도한 업무부담, 현재 대한민국 교사들도 고통스럽다. 그러나 지금이 기회이다. 교직환경이 편안하고 즐겁기만 하다면 우리는 변화를 꿈꾸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교사가 앞장서서 평화로운 학교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홍교연은 대한민국 교사로서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선택과 책임을 가르치는 생활지도 ▲밝고 따뜻한 학급 분위기와 인성교육 ▲삶의 목적을 가르쳐는 ‘대한민국 교사, 스승되기 운동’을 제안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아이의 스승이 되어달라며, 예절, 배려, 존중을 가르치는 가정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에 대해서는 교사가 학생과 소통하기에는 시간과 자율성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라며 교육여건의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형식적인 인성교육이 아닌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익교원연합 관계자는 "대한민국 교사의 스승되기 운동을 통해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해나가겠다."라며 "학교폭력이 없어질 때까지, 교사, 학부모, 관련 단체의 교육 관계자들과 합심하여 좋은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폭력예방, 뇌교육을 통한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에서 찾아야

 

   
▲ 18일 홍익교원연합이 주최한  '교사들의 학교폭력예방 대안 제시 세미나'에는 교사 100여 명이 참석해 학교폭력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사진=전은경 기자)

성명서에 이어 학교폭력의 원인과 대안을 뇌과학으로 진단하고 폭력예방을 위한 초ㆍ중ㆍ고 교사의 실천사례가 발표됐다.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청소년기의 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10대들의 불안정한 행동은 미성숙한 전두엽과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이 '날뛰는 힘센 말'이라고 표현한다."라며, "아이들의 정서조절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내전으로 인한 폭력과 약물, 정서하락 등에 처한 엘살바도르의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3개월간의 뇌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 사례를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연구결과 학생들의 결석률 감소, 자신감 향상, 꿈과 희망을 갖게 되는 등 정서증진 효과가 있었다."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2011년 9월 유엔총회기간 중 성공사례로 발표되었으며, 2012년 1월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빈곤퇴치와 복지실현을 위한 뇌교육’ 국제회의에서 뇌교육 확대방안이 논의되었다."고 밝혔다.

 

 

   
▲ 이화영 인천 도화기계공업고등학교 교사
이화영 인천 도화기계공업고등학교 교사는, 정부에서 발표한 대책중에 생활지도가 ‘현행 징계 등 학생 선도에서 규칙 준수 체득을 위한 인성교육’으로 바뀐 것에 주목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생활지도는 통제나 처벌과 같은 인식이 강하다.”라며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규칙을 만들고 규칙을 어겼을 때 책임을 지는 인성교육으로 바르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이나 자살과 같은 큰 문제도 기본적인 생활지도에서 예방할 수 있다라며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법칙은 건물 주인이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을 던져 나머지를 깨버린다. 사소하게 보이는 유리창 하나가 무법천지의 건물을 만든다)을 근거로 제시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우범지대였던 미국 뉴욕 지하철에 낙서금지, 무임승차, 신호위반 과 같은 기본적인 규칙을 철저히 단속한 결과 살인사건이 2,200건에서 1,000건으로 줄어든 효과를 거뒀다.

 

그는 “지각관리, 수업시간 지키기, 청소지도 등 기본적인 관리를 철저히 적용하여 다른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60%이상 폭력예방의 효과를 얻었다."라며 생활지도가 인성교육임을  입증했다.

 

   
▲ 이정임 서울 미양중학교 교사
이정임 서울 미양중학교 교사는 인성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생활지도나 훈화 정도의 인성교육, 특성 교과의 특정 교사의 지도에 의존하던 소극적인 인성교육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많은 현장의 교사들이 뇌교육적 철학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가 말한 뇌교육적 인성교육이란 뇌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체험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갖게 하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의 철학을 실천하는 교육이다.

 

이 교사는 교실에서 쉽게 하는 인성교육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깨우고 정서조절에 도움을 주는 ‘뇌체조’와 ‘명상’을 제안하였다.

 

그는 “학생들이 오랜 시간동안 머무는 학급의 분위기가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학생간의 교류에 도움을 주는 ‘사랑주기’,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와 같은 ‘치유의 말 생활화’, ▲하루동안 좋은 일을 하는 ‘홍익생활실천’, ▲왜 공부하는가의 질문에 ‘나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공부합니다’라고 분명히 대답할 수 있는 자아선언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김진희 서울 상경초등학교 교사는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자각과 열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우리 학생들이다.”라며 “교사가 폭력문제를 책임지고 선언한 것은 끝까지 고민하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선생님이 맡기 싫어한 문제아가 있었다. 그 아이는 ‘선생님 포기하세요. 저는 안 되는 놈입니다. 엄마 아빠도 저를 포기했는데 별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내가 스승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 1년만 버티고 그 아이를 포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밝은 태양에도 흑점이 있듯이 아이의 밝고 강한 마음을 믿었고 깨워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것이 스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참석한 교사들은  교실에서 쉽게할 수 있는 인성교육으로, 학생들의 정서조절에 효과적인 명상법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전은경 기자)

그는 힘든 아이들을 만나 부딪치고, 학부모의 불신, 사회의 질타 속에 교사 안에 수많은 원망이 쌓인다. 이런 것들이 교사의 길을 포기하게 만든다. 라며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의 첫 마음이 중요하다. 다시 스승되기를 회복해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학부모의 신뢰를 얻어 우리가 교사의 권위를 되찾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