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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6:20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지금 생각하면

벌써 박정희 서거 30주년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죽음이란 이런거다.

 

막상 지인이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폭풍처럼 밀려오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하루가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또 한달이 지나면

평온한 바다처럼 일상으로 돌아오니깐.

 

그런 점에서 죽은 사람만

산 사람의 뇌에 조금이나마 기억되길 바라겠지만,

우리 뇌는 저 세상보다 이 세상에서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죽기전에는 말이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청와대라는 거대한 궁전같은 곳에서

모든 짊을 다 짊어진 것처럼 고뇌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가족과 부엌 그리고 사랑과 고민을 나누는 대통령을 호출시켰다.

 

첫번째 호출대상은 복권에 담청한 어느 나이든 대통령의 고민.

 

젊은날 민주화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지만 퇴임 후에는 복권을 가지고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던 그에게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오히려 그 복권을

빼앗아가버린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갖은 고생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낚아서 청와대로 들어갔지만,

대통령도 복권의 쾌락에는 어쩌지 못한다.

 

돈과 권력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부관계같다.

 

두번째 호출대상은 오바마처럼 젊고 잘생긴 대통령의 희생.

 

미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 등의 역학관계속에

전쟁과 평화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은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쉽지 않은 딜레마다.

 

그런데, 이런 국가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난데없이 대통령의 몸을 향해 달려든 어느 20대.

 

아버지의 신장이 필요하다.

 

결국 차지욱은 작은 희생으로

나라의 평화를 얻는다.

 

살신성인.

 

글쎄. 차지욱이 영웅화되기에

참모진들이 너무 덜떨어지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세번째 호출대상은 최초의 여자 대통령의 가족사.

 

아마 한경자가 아니라

힐러리가 대통령이었다면 남편은 정치인이라 더 큰 후광을 받았을텐데,

한경자의 남편 최창민 교수는 그 자신이 청와대 대통령 남편이라는 자리가 달갑지 않다.

 

가부장제 그리고 이혼 등

집안에서 겪게 되는 다툼이 청와대에서 벌어진다.

 

세 명의 대통령은

그동안 지켜봤던 청와대 대통령과 다르다.

 

어쩌면 우리가 보고 싶은 대통령으로서

호출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낯설고 재미있다.

 

장진 감독의 유쾌한 휴먼드라마로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