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좋은 Culture

영화 국가대표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6:19

해운대를 본 것에 대한 실망으로
한동안 극장을 피하고 다녔다.

 

영화관을 가는 것은
거의 도박이다.

 

도 아니면 모다.

 

갈수록 치솟는 영화티켓값에
비해 갈수록 낮아지는 영화수준.

 

바로 그 문턱에 서 있는 느낌이랄까.

 

오 브라더스에 이어 3년만에 나온 미녀는 괴로워로
대박을 내더니 다시 3년만에 국가대표로 대박을 낸
김용화 감독.

 

나는 시사회 10만명 봤다느니
수백만명 돌파와 같은 광고와 상관없이
그를 믿고 극장문으로 들어갔다.

 

역시 괜찮았다.

 

다양한 가족사의 애환을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녹아내리는
절묘한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쇼트트랙에 가려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미지의 스키점프라는 종목에서
한마리 새처럼 비상하는 그들의 눈물어린 도전정신이 감동적이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꿈이 있고 최하위 성적에도 웃을 수 있는 가슴이 있었다.

 

아~우리 대한 청년들에게도
저런 가슴을 가지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수백만명이 공무원 시험에 취직에 목을 우울한 청년자화상에 비해
실화의 그들은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선구자가 되고 영웅이 되니 말이다.

 

물론 영화가 현실을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실화의 그들이 일궈낸 기적같은 승리 앞에
나의 꿈은 우리의 꿈은 너무 작은 것에 목숨을 걸고 있지 않냐는 말이다.

 

무주도 실패하고 평창도 연달아 실패하고 있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한국인들의 도전은 이들처럼 계속되리라.

 

뭐~대한민국 축구 16강에 오르기 위해
수십년을 기다린 것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

 

기다린만큼 값진 수확과 기쁨을 느끼니깐.

 

뭐~이렇게 적다보니 감상만 있고
스토리나 인물에 대한 분석 하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감상만 쏟아지는 영화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