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율체득의 시집을 만나다!!
나의 시는 감상感想이 아니다
나의 시는 나의 행적이자 자화상이다
이십 년 동안 계속되어온 홍익문화운동의 역사이다
나의 깨달음과 신념이 드러난 것이요
나와 제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노래이다.
[마고, 지구의 노래]는 이처럼 일지 이승헌님께서 20년 동안 오로지 한 길을 걸어오며, 부딪히며 만난 모든 인연과 지금의 그를 아는 모든 이의 마음로 연결해주는 고리속에 나온 시詩라고 생각된다. [피는 꽃마다 아름답구나]와 [사람안의 천지여] 그리고 [인류를 위하여] 세 개의 테마로 전체의 줄기를 잡아놓았지만, 어느 하나의 시詩도 다른 시詩와 맥을 같이 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몸으로 시詩를 썼다고 평가되는(그래서 그런 시들을 만날때면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한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인들과의 비교는 조금 곤란하다. 그리고 선시禪詩라는 장르의 종교적인 관점으로 평가하기도 힘들다. 그냥,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를 역으로 생각하면 된다. 읽는 순간 나의 마음에 새로운 의식전환의 씨앗이 움틀 뿐이다. 언제라도 다시 저자의 메세지에 귀 기울이거나 무심無心으로 바라볼 경우에는 또 다른 각성覺性이 찾아와 스스로가 놀랄 때가 많았다.
책을 만난지 2년이 넘었지만, 언제나 새롭고 읽을수록 의미가 남다르다. 혼자 잔디밭을 거닐며 내 안에서 일어나는 리듬에 맞춰 시를 읊어봤다. 어느순간 가슴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노래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 체험으로 얻어지는구나~!! 일지이승헌님의 철학은 바로 지적知的인 습득이 아니라 체율체득體律體得 이었음을 읽어봤다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해본 사람만이 그만의 기분을 공감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시인이 되려면
시인이 되려면
사랑을 해봐야 한다
이별을 알아야 한다
배신을 당하고
그 좌절에서 시를 쓰면
그 시는 죽은 시
그 좌절을 딛고 일어났을 때
생명의 시를 쓸 수 있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