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어야 될 자연의 교과서
레이첼 카슨의 마지막 노래라는 부제가 붙여진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참 아름다운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콘라트 로렌츠의 "야생 거위와 보낸 일년" 과도 비견될만큼 자연의 소중함을 어떻게 느끼고 자연스럽게 가꾸어나갈 수 있을지 도시 문명에 자연에 대한 감각이 자꾸만 쇠퇴해져가는 사람들을 깨우기 위한 처방전이라 생각한다.
콘라트 로렌츠처럼 레이첼 카슨도 어른들이 아이의 맑고 순수한 정서를 닮으라 말한다. 그리고, 교과서적인 지식이 아니라 체험의 느낌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오랫동안 자연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스스로도 어릴적에는 내가 보는 모든 세계가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늘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고 그러부터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을 마음속 깊이 새겨놓곤 했다.
저자는 딸 '로저'와 함께 산책하고 바닷가를 거닐며 이야기 나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되는 모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자녀에게 무언가 더 해줘야 된다는 상대적인 집착이 아니라 아이의 시선에 맞춰 함께 생각하고 대화로서 교류하는 모습이 지금의 도시문명의 사람들에게 주는 강인한 사진처럼 느껴진다.
책은 100 쪽에 불과하다. 그 속에 담겨진 레이첼 카슨의 자연을 노래한 에세이는 아름다운 사진보다 오히려 쪽수가 부족하다. 그것은 저자 스스로의 자연을 향한 겸허함이자 존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자와 저자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다. 그래서 대상에 불과한 자연은 언제나 배경사진처럼 취급되어졌던 게 사실이다.
레이첼 카슨의 자연과 인간을 향한 아름다운 노래는 비교가 아닌 공존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아이와 자연을 하늘을 바라보듯이 높게 보고 있음에 그 감동의 깊이는 참 크다고 하겠다.
[인상깊은구절]
자기 아이가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나 지식을 별로 지니지 못했다고 느끼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내 아이가 그런 측면에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 스스로도 그렇다고 지레 단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다 해도,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많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대부분 무척 쉽다. 아이나 부모의 자질이나 재능, 지식이 어떻든지, 그리고 어떤 장소, 어떤 처지에 놓여 있든지, 아이와 함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는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