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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해인 수녀와 필적할만한 베트남 승려 틱낫한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4:32

틱낫한의 베스트셀러가 되어준 [화anger]는 기존의 종교코너에서 볼 수 있던 주류 내용과는 다르게 특정종교를 가지거나 혹은 무종교인에게 이르기까지 두루 포괄한다는 점이 차별화의 성공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감정인, [화anger] 를 어떻게 다루어갈지에 대한 정신심리를 불교적인 안목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베트남 불교인의 시각은 국가나 인종에 가두어진 것이 아니라 보편성을 띠고 있다는 여러 예화가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신경과학이나 심리치료와 같은 부분이 바로 인간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감정 등과 같은 복잡한 정신현상을 다루어왔으나 여전히 풀리지 못하는 영역이 많다는 점에서도, 틱낫한이 제시하는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 명상]과 같은 쉽고도 짧은 시간의 방법 들은 주목할만하다.

틱낫한의 문체는 비유와 은유로 이루어져 가히 [시적詩的]이다. 감정을 마음의 밭에 뿌려지는 [씨앗]이라고 하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편지쓰기]를 제안하는 것처럼 소박한 그의 생활상 만큼이나 불교수행자로서 차분하면서도 가슴따뜻한 느낌등은 그대로 책 속에서 향기가 되는 듯 하다.

그의 글을 읽어가면서,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시인이 떠올랐다. 부산 베네딕도 수도원의 [이해인 수녀]이다. 그녀는 시인으로 등단한 적은 없지만, 무려 50만 베스트셀러로서 독자들의 확고한 위치를 점유한 작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2]에서도 나오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대부분의 내용은 감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하다. 하지만, 불교적인 교리나 보편적인 세계관에서는 다소 부족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개인의 [감정 컨트롤]을 다루고 있기에 부모나 친구 그리고 연인과 같은 인간관계의 보다 원만한 대안을 위해서일 것이다. 어쨋든, [ p144에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처럼 진정으로 남을 탓하기전에 자신부터 돌아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인내와 기다림과 같은 대목은 충분히 나에게도 되새겨볼만하였다.

[인상깊은구절]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