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좋은 지침서
김재웅 법사의 "닦는 마음 밝은 마음" 이란 책을 읽고 오랜만에 손에 쥐게 된 두번째 책은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이다. 김재웅법사가 스승으로 섬긴 백성욱 선생의 말씀과 수행담을 여러 주제로 잡아 공부하는 이로 하여금 큰 도움을 주셨는데, 이번에도 아라비아 숫자로 순서에 맞게 [법문]을 정리하셨다.
내용은 불교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신도를 위해 쓰여졌음을 알 수 있지만, 자신이 믿는 종교를 떠나 모든 구도인들에게 좋은 수행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종교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김재웅 법사가 모신 백성욱 선생은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를 거쳐 동국대 총장에 이르기까지 세상과 담 쌓는 구도자가 아닌 현실구도자로서 겪어오신 바탕아래 구도와 삶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몸소 일깨워주신 일화등은 참 무종교인 나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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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4에 예수님은 비좁은 교회당 안에만 재림하실리 없고 문수, 보현 등 기라성 같은 보살들이 법당 안에서만 계시겠는가, 이 분들은 불법이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큰 불법을 실행하고 계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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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종교의 참 의미를 현실적으로 말해주고 있음에 동감이 컸다. 물론, 불가에 보통 말하는 전생에 대한 부분이나 업장과 같은 부분이 무조건 맞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철학과 해법이 불교인들에게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위한 바른 길로서 제시하고 있음에 그것이 곧 서로 존중하고 상생한다는 기본 생각은 동일하다는데 있을거라 본다.
틱낫한이나 달라이라마와 같은 유명한(유명해진) 선승들은 최근의 숭산 큰 스님과 같이 세계의 우수 대학강단에도 서고 지성인들과도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비록 그 대화가 수평선을 달리더라도 그러한 시도 하나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의 다름을 이해한다는 기본이 깔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행자에게는 명상이나 종교코너가 단연 베스트셀러로서 자주 보게 되는데, 비록 품절은 되었으나 찾아보면 만날 수 있는 김재웅법사의 두 책중에 한 권을 소개해마지 않는다.
복잡한 이론이나 많은 지식도 아닌 단순 명결한 메세지가 몇 문장안에서 힘을 발휘함을 나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읽어봐도 좋았다.
[인상깊은구절]
석가여래 부처님 회상에서 아난다 존자가 말씀드리길 "부처님, 좋은 도반이 있으면 공부의 반은 이룬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니 부처님께서는 "아니다. 좋은 도반을 만나면 공부의 전부를 이룬 것과 같으니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