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좋은 Books

거스 히딩크 감독, My Way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4:21

 

 

 

벌써 8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거스 히딩크]는 민족성이 강한 우리에게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과 함께 하나의 전설이자 신화로 가슴에 남아있다.


그는 그 자신을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낮춘다. 책 제목처럼 자신이 걸어온 길처럼 앞으로도 자신의 길인 My way 를 걸어갈테니 그 과정에서 겪은 하나의 승리이고 기쁨으로 받아들인 마음에서 나온 것일테다.

우리에게 기적은 축구공으로 이루어진 게임의 승패에 있지 않을것이다. 뉴밀레니엄축제때 뉴욕광장에 모인 3백만명을 두배이상으로 뛰어넘은 7백만명이상의 한민족의 잠재력 위에 그가 표상체계의 신화로 기표되었으니깐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를 가장 싫어하던 언론사중에 하나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를 위한 자서전을 만들었다니 참 아연실색할만하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여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나의 과거를 떠올리며 그처럼 돈이나 자리와 같은 명예를 떠나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모험이 아닌 도전을 하였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가슴벅찬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지금의 프로축구나 대표선수들도 연봉에 너무 얽매여 진정으로 자신의 축구인생을 더욱 드넓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음에 축구팬으로서 가슴이 답답하다. 유럽빅리그에 진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던 L 선수처럼 앞만 볼 줄 알았지 멀리 내다볼 수 없는 몇몇 선수들의 좁은 식견을 보면서 다시한번 스승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세상은 혼자 잘나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늘 배우려는 마음과 함께 도전하는 강한 의지가 결합되었을때 지난 4강 신화처럼 기적은 창조되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한국을 떠나 고향인 네덜란드에 있다. 또 다른 외국인 감독으로부터 지난번처럼 기적을 바라는 우리의 성급함이 언론플레이와 함께 선수들에게 격려가 아닌 부담만 안기고 있음을 보고 있다.

거스 히딩크의 자서전을 읽으며 선수로서 이렇다할 성공은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세계에서 열심히 노력하니 나중에는 감독으로서 최고의 영광을 얻게 됨을 지켜보며 우리의 축구 선수들이 과연 나중에 거스 히딩크처럼 훌룡한 감독이 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축구 4강 신화 이후에 프로축구가 예전에 그랬듯이 냄비처럼 확 달아오르다가 식어버리고 A매치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함에 실망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왜 기적이냐, 신화냐 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축구 시스템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짧은 시간안에 그런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내었다는 에너지라고 생각된다. 지금도 그 구조적인 취악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에 16강 들기만 해도 만족한다. 진정 내가 그에게 배운 것은 축구경기에서의 승리가 아닌 자신의 길을 일체의 타협이나 굽신거리는 것 없이 걸어가는 그의 의연함에 있으니깐(축구협회가 얼마나 인맥이나 언론을 체면하나로 눈치보고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KBS인물현대사의 역사적인 인물들도 거스 히딩크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므로 당시에는 온갖 협박과 조롱을 듣겠지만, 나중에는 승리의 웃음을 짓게 하고 역사는 그러한 사람들을 기록하는 것을 보듯이 잘 알 수 있다.

한 사람의 인생관이 축구세계에 드러나는 법이라 생각된다. 아무리 우리 초중고대학교나 프로축구 감독들이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인재를 발굴해내고 우승신화를 만들고 싶어도 그들이 해온 승패에 집착하는 습관들과 선수들을 격려가 아닌 욕으로 더러는 발길질로 한다고 했을때 그들의 인생의 말로나 선수들의 말로는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승을 잘 만나야 되는 말이 그를 처음 봤을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슴에 간직되게 한다. 나의 가슴을 움직이고 지성으로 바른 길을 몸소 보여주는 스승이 우리나라에는 많이 없다는 점이 불행하다고 여겨진다. 거스 히딩크 동상처럼 우상화하고 기도한다고 해도 그가 한국에 없는 것처럼 신격화된 존재는 현실에 변화와 창조를 대신 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그의 인생처럼 나도 나만의 인생을 누군가에게 빌붙지 않고 창조하며 걸어가고 싶다.

----------------------------------------------------------------------------------------------
난 지금도 돈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작 800달러를 받으면서 미국으로 간 것은 미국에서 축구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돈은 그 다음 문제였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즐겁지 않은 일을 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나는 어떤 팀을 맡더라도 항상 내게 주어진 여건부터 살핀다.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제서야 변호사를 내세워 연봉을 비롯한 계약 조건을 협상한다. 그렇게 해야 축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은 항상 부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