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좋은 Books

정말로 역사는 살아움직여야 된다.

하늘세상이다 2010. 4. 30. 13:58

 

한페이지마다 정성의 숨결이 느껴지는 책은 처음인 것 같다.

현장에서 느꼈던 많은 피드백을 통해 거듭나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아낌없는 노력이 어느 학습지도 넘볼 수 없을만큼 대단하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역사만큼 중요한 과목이 없는데...언제부턴가 암기과목에 함몰되어 뒤에서 서성거리던 그 모습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보다 크고 명확한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으로 들어옴을 느꼈다.

역사는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1%의 지배층의 생각대로 씌여진 역사, 강자와 승자만이 왜곡시켜버릴 수 있는 역사.. 이에 엑스트라였던 99%의 평민들은 그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사관이 중요하다는 말이고 이는 역사가 보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유연성과 생산성의 발견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영교과서는 그저 암기하라고만 하고 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마치 KBS의 "역사스패셜"을 떠올리게 할만큼 모든 페이지에 사진과 그림이 곁들여진 글로 이루어져있어 금방 지루해질 수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친숙함과 호기심으로 다가서게 만들거라 믿는다. 더욱이 관심밖에 있었을 청소년들과 여성들의 코너도 다루었다는 점역시 파격적이었을만큼 좋았던 것 같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이웃 일본이라는 나라는 교과서 왜곡에 정신없는 것을 분노하며 봤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일본 총영사관에 가두시위를 했을만큼 정말로 많은 분노와 자각을 동시에 가졌던 적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일본의 식민사관과 중화사관에 의해 얼마나 많이 왜곡되어 가르쳐왔던가? 그 선봉대에 일제 친일파들이 광복후에도 버젓이 강단에 서서 가르쳐왔으니..

정말로 아이러니컬하면서 궁금하지 않은가?

경제대국이지만 최근 침체되어있는 일본이라는 선진국이 하필 경제를 뜯어고칠 생각은 안하고 역사 교과서 고치는데 그렇게 날뛰고 있으니 말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말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 나라의 보이지 않는 힘(잠재력)이 될 수 있는 정신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본의 역사가 침략과 패배의 역사라고 한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일본을 일으켜세워주겠는가? 그래서 일본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고(이는 고대사부분에) 일제시대의 만행을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시아국가에 근대문명을 전해준 나라라는 말도 안되는 왜곡의 역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늘 어릴적부터 국사시간은 답답했다. 재미도 없었으며 이것을 왜 해야 되나라는 회의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암기해야 된다는 수동성만을 가졌던 것 같다. 이에 늦었지만 좀 더 많은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나온 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앞으로의 역사교육의 새 장을 여는 첫 단추가 될 것이요, 국영교과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월드컵을 통해 얼마나 많이 이 "역사"라는 말을 들었던가. 그만큼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일들이 다 역사라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역사적 존재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사교육이 더이상 암기과목이 아닌 살아있는 정신교육으로 거듭나길 고대하며 이 책의 감상을 마치고자 한다.

광야에서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옛적의 어떤 날, 망망한 만주 벌판의 거친 풀밭 위에 먼동이 터 올 무렵, 훤하게 밝아 오는 그 빛이 억만년 사람의 그림자를 본 일이 없는 흥안령의 마루턱을 희망과 장엄함으로 물들일 때, 몸집이 큼직큼직하고 힘줄이 불툭불툭한 큰 사람의 한 떼가 허리엔 제각기 돌도끼를 차고 손에는 억센 활들을 들고 선발대의 걸음으로 그 꼭대기에 턱턱 나타났다. 흐트러진 머리털 사이로 보이는 넓다란 그 이마에는 어진 이의 기상이 띠어 있고, 쏘는 듯한 그 눈빛에는 날쌤의 정신이 들어 있다. 문득 솟는 해가 결승선을 차 던지는 용사같이 불끈 솟아 지평선을 떠날 때, 그들은 한소리 높여 '여기다!'하고 외쳤다. 장사들의 우렁찬 소리는 아침 햇빛을 타고 우레같이 울리며 끝없는 만주 벌판을 내달렸다. -[뜻으로 본 한국 역사] -함석헌